아버지

방구석에 세워 놓은
장롱짝같이 우뚝한
있을 땐 모르다가도
사라지면 문득 그리워지는

때로는 무덤으로 찾아가
무릎 꿇고 물으면
마음속 들리지 않는 말로
대답해 주는 음성

아버지는 처음부터
그런 사람이었다.

나태주 시인의 ‘아버지’라는 시입니다. 아버지는 우리들에게 늘 이런 존재 로 남아있지요. 전부를 내어주는 사람, 등 굽도록 삶을 책임지는 사람, 자식 입에 들어가는 것 아깝지 않은 사람, 효부가 되어야 효자가 나온다는 사람, 묵묵하게 지켜보는 사람, 침묵하지만 많은 말을 하는 교과서 같은 사람으로 남아있지요.

‘파파스토리’ 역시 아버지 스토리가 담겨있습니다. 저는 2015년 7월 제주 여행이, 아버지와의 마지막 여행이 될 줄 몰랐습니다. 아버지는 2014년 여름 갑자기 건강이 악화되었고 그런 시간이 계속되는 가운데 부모님, 동생과 함께 제주여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여행에서 아버지는 “여러 번 왔지만 이렇게 좋은 제주에 집 한 채 없어 무척 아쉽구나.”라는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이 말에 동생은 선뜻 “그럼 아담한 집 한 채 있으면 좋으시겠어요?”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아버지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그럼, 좋지!” 하셨던 것입니다. 곧바로 우리 가족들은 ‘아버지 제주모시기 즐거운 꿈’이라는 프로젝트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건물이 완성될 쯤 2015년 11월 3일 아버지는 하늘나라로 소풍을 떠나셨습니다. 슬픔과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짧은 지구별에서의 여행을 마감 하셨습니다. 이에 우리는 아버지가 가족과 함께 하길 원했던 이 곳에 약 14 개월 걸쳐 아담한 보금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지금 아버지는 안 계시지만 그 슬픔과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사랑하는 지인들, 고마운 분들에게 더 큰 사랑을 전달하려고 합니다. 이런 마음과 기운을 담아 ‘파파스토리’를 통해 전달해 드리고 싶습니다. 소중한 사람들과 더 많은 사랑하는 시간을 만들지 못한 것을 후회하지 않도록 바라는 마음에서, 이 곳 파파스토리를 꾸려나가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해도 해도 끝없을 부모님 이야기인 ‘파파스토리’를 통해 몸과 마음이 힐링 되는 내면여행이 되시길 바라며...

대표자 ㅣ 이금희